드디어 본격적인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시작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간사이 지역에는 태풍이 온다고 한다.

그래서 오리엔테이션이 늦춰질 뻔했지만, 태풍의 강도가 심하지 않아서 그대로 진행한다고 새벽부터 메일이 왔다.


오늘 학교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은 두 가지이다.


1. 시청에 가서 서류 처리(市役所での手続き)

- 주민등록(住民登録)

- 국민건강보험 가입(国民健康保険)

2. 학교에서 레벨 테스트(placement test)

- 작문

- 면담

3. RA(resident&asisstant) 주최 기숙사 오리엔테이션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간사이 대학교에서는 시청에 가서 서류 처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며 도와준다.

그래서 어려운 것 없이 일사천리로 끝이 났다. 레벨 테스트와 서류 처리를 마치고 나니 12시 정도 되었고, 그 때부터 기숙사 오리엔테이션이 있는 오후 7시까지는 자유시간이다. 한 것은 별로 없지만, 뭔가 피곤해서 바로 기숙사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쉬었다.


그리고 쿠킹 클래스를 신청했다. 일본에 오면 해보고 싶었던 리스트 중에 하나다. 일본에서 요리 배우기! 물론 일회적인 클래스이기도 하고, 전통적인 일본 요리를 배우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신청을 하고 가본다는 데에 의미를 두려고 한다. 사실 스시라든가 가이세키 요리 같은 일본 정식 요리를 배워서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도 들고, 실용적으로 직접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요리를 배우고 싶었다. 자세한 후기는 쿠킹클래스에 다녀온 후 쓸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할 일은 WAON 포인트 카드 등록이다. 어제 기숙사 근처에 있는 이온마켓(イオンマーケット)에 가서 장을 보고 나오려는데 포인트 카드를 신청하라는 안내가 있었다. 뭔가 마트의 포인트 카드를 만드는게 '내가 일본에서 산다!'라는 상징이 되는 것 같아서 꼭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어제 집에 오자마자 인터넷을 통해 이온에 등록하기 위해 이러저러한 노력을 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문맹으로 사는 것이 이런 기분일까. 도대체 왜 나를 회원으로 받아주지 않는 것인지 괜히 억울했다.



오늘 재도전해보고 안 되면 마트 직원에게 가서라도 꼭 신청하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사이트(https://www.smartwaon.com)에 들어가서 회원 등록을 시도했다. 성공했다! 어제랑 똑같은 상황이었는데 왜 어제는 안 됐던 걸까 궁금했지만, 그것까지 생각하기에는 회원 등록에 성공한 것만으로도 신이 났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이렇게 귀여운 와온 포인트 카드의 종류를 볼 수 있다. 그 중 내가 가진 카드는 첫 번째 카드다. 지역 별로 나오는 카드도 있어서 '오사카 한정 카드'도 볼 수 있었지만, 가입비 300엔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가입비가 필요없는 첫번째 카드로 선택했다. 적립은 모두 똑같이 200엔에 1포인트씩이다. 별 거 아닌 포인트 카드 가입에도 이렇게 힘이 들고, 이렇게 기쁘다니... 오늘 저녁은 이온몰에 가서 장 봐온 것으로 먹을 거다! 그리고 당당하게 포인트를 적립해야지!




지난 일주일 동안 여행을 하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것 보다, 오늘 반 나절 동안 대화한 양이 더 많을 듯 싶다. 그정도로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말을 했다. 그 어떤 것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친해지는 것보다 어렵고 힘든 일은 없다. 어제 시간이 많아서 휴대폰 사진첩을 정리했다. 어느 날인지는 기억 나지만 언제 찍었는 지는 모르겠는 사진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 사진들은 대부분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찍은 사진이다. 그런 사진에 꼭 빠지지 않고 있는 친구 한 명이 눈에 들어왔다. 언제든 연락하면 함께 술을 마셔주고, 어떤 일이든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다. 이 친구에게는 굳이 숨기거나 감출 것이 없지만, 항상 서로 간의 거리가 유지되는 편한 친구다. 이 친구를 떠올리고 있자니 문득 '이런 친구가 없는 이곳이 외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첩에 있는 사람들을 떠올리자 떠나고만 싶었던 한국이 그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괜찮다. 이곳도 시간이 지나면 그리울 그곳이 될 거다. '그리움'이라는 감정은 소중하게 기억할 게 있기 때문에 드는 감정이다. 이곳에서도 소중한 기억들이 생기기를 바란다.


마지막은 앞으로 힘내자는 의미에서 나의 책꽃이의 피카츄들.... 간밧떼!




나는 구제 불능이다.

언제쯤 정신을 차릴지 모르겠다.

모두가 '그건 좋은 선택이 아니야'라고 말 할 걸 알면서 일을 벌이는 것은,

내가 변태라서 그렇거나 아니면 아직도 반항심 가득한 사춘기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항공권을 또 변경했다.

9월 7일 출국 비행기에서 8월 31일 출국하는 비행기로 바꿨다.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는 않아서 변경 수수료 1만 5천원 밖에 지불하지 않았지만,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 변덕이 문제다.

내 멋대로 변경하고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에게 이 얘기를 하자 "또?!"라며 다들 혀를 찼다.


변명 같지만, 어떤 일이든지 이유는 있는 법이다.

비자를 받은 이상 나는 언제든 출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자유의 몸이 되었다.

대사관에서 비자를 찾은 순간부터 '어...?'하는 야릇한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는 '이제는 언제든 떠날 수 있네?'라는 짖궂은 생각이 번뜩 들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이 생각을 했을 때부터 항공권 변경의 사건(?)이 시작된 것이었다.


그리고 21일 일요일에 있을 JPT 시험 준비를 하며 하릴 없는 토요일을 보냈다.

일본어 능력을 시험한다기 보다는 시간이 많아서 '시험이라도 볼까~'하는 기분으로 신청한 것이었기 때문에 별 부담이 없었다.


그렇게 토요일을 보내다보니...


짐을 싸는 건 금방이고, 휴대폰 장기 정지 신청도 하루면 된다.

8월 28일에 토익 시험(이것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많으니 시험이나 볼까라는 생각으로 신청했다)을 보고 나면,

나에게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9월 7일에 학교에서 PICK UP을 나온다는 것도 공공기관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했으니까, 혼자 기숙사에 찾아만 가면 된다.

학교에서 보내 준 자료에는 친절하게도 '혼자 기숙사까지 찾아오는 법'을 설명해줬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혼자 일본 지하철을 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자본도 준비 되어 있다.

원래 여행을 할 생각으로 모은 돈이었으니까. 

교환학생이 끝나고 하든, 시작하기 전에 하든 언제든 쓰려고 모아둔 돈이었다.


이렇게 정해진 방향으로 계속 생각을 하다보니 당연한 결론에 이르렀다.


항공권을 바꿔서 떠나자!

 

그래서 바로 바꿨다. 그 때부터 교환학생 짐도 쌀 겸 신나게 여행 준비를 하고 있다.

즐거워서 좋긴 하다.

9월 7일만 기다리면서 침잠해 있던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 

'준비하면서'가 아닌 '기다리면서' 뭔가를 참고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때를 기다리는 것을 못하는 것은 나의 단점이다.


역시 알면서도 쉽게 고쳐지지 않으니까 단점인 거다.


하지만 이왕 이렇게 바꾼 거 후회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어!!!

 

역시 한가하고 느긋한 것 보다 바쁘고 신나는 게 좋다.





의욕이 끓어넘쳐서 월요일에 바로 휴대폰 장기 정지 신청을 했다.

일주일 정도는 로밍해서 갈 계획이다.




그리고 우체국에 가서 일본으로 국제 배송을 보낼 때 무게 당 얼마가 드는 지도 찍어 왔다.

가장 큰 6호 박스는 2,200원이고

30kg을 보내게 되면 97,600원이 든다.

20kg정도 보낼 것을 예상하고는 있는데 짐을 챙겨봐야 알 것 같다.




















아 행복해...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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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학교로부터 재류자격증명서(COE)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드디어 비자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일본 입국 비자는 만드는 데 하루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급할 것은 없지만 빨리 비자를 만들어야 안심이 될 것 같아서 바로 학교로 향했다.
간사이 대학교에서 보낸 서류 파일에는 재류자격증명서뿐만 아니라 기숙사와 오리엔테이션에 대한 자료들도 있었다.
집에 가서 찬찬히 읽으면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 서류들을 눈으로만 대충 읽는데 뭔가 두근두근 설렜다.

재류자격증명서 원본과 사본,
주민등록증 양면 사본,
여권,
여권사진

이렇게 비자를 만드는데 필요한 서류들을 챙겨서 경복궁 앞에 있는 주한일본대사관으로 갔다.
여러 대사관이 있는 트윈트리 빌딩은 높고 컸다. 덕분에 찾기 쉬웠다.
간단한 검문을 받으니 학생 유학비자는 필요한 서류를 챙겨서 3번 한국인 신청 창구로 가면 된다고 안내 해주셨다.
쩔쩔매며 사증신청서를 작성해서 3번 창구로 가져갔다. 서류를 검토하고 어딘가에 도장을 꽝꽝 찍고 여권에 스테이플러로 COE를 찍으니 끝났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고 얻은 결과물이 이것이다.
푸르른 여권 인수증.
별것 아닌데 괜히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다.
기숙사와 오리엔테이션에 관한 서류도 곧 일상이 될 것들을 담은 물건일 뿐인데 설레게 만들고, 아무것도 아닌 여권 인수증에 소중하다는 감정이 든다. 하나하나가 처음 이고 새로운 것이어서 그런 것 같다. 이 물건들이 앞으로 일본에서의 새로운 삶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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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코야키 맛 지도의 두 번째 가게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 고민했다. 

'오사카 타코야키'만 검색해도 엄청나게 많은 가게들이 나오는데, 무엇을 기준으로 어떤 타코야키 가게를 골라야 할까 어려웠다.

그러던 중 떠오른 것이 바로 '타베로그(食べログ, tabelog)'다.


http://tabelog.com


타베로그는 약 70만 개의 맛집과 300만 개의 리뷰를 소개하는 일본의 맛집 총정리 사이트라고 말할 수 있다.

이미 한국의 여행자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컨셉트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食べログは’お店選びで失敗したくない’人のためのグルメサイトです


즉, 음식점 선택에 실패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미식 사이트라는 것이다.

물론 맛집 사이트나 방송에 늘 따라다니는 비리 논란이 있다.

하지만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정보의 시대에서 무엇이 좋은 정보인지 구별해 내는 것도 능력이다.

타베로그의 편리한 점은 음식의 맛집의 정보뿐 만아니라 검색에 용이하도록 종류별, 가격대별, 지역별, 런치와 디너까지도 구분해놓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적당히 참고만 하자.


부정적인 이야기로 시각했지만, 어쨌든 많은 현지인들과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일본 최대의 맛집 사이트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두 번째 타코야키 맛 지도의 주인공은 타베로그 랭킹 1위의 가게로 정했다.

바로 여기 '와나카(わなか)' 이다!




TAKOYAKI Do-Raku WANAKA


홈페이지에 소개된 와나카의 역사를 살펴보면,

본래는 센니치마에의 과자점이었는데 가게 앞에서 타코야키를 팔기 시작한 것이 나중에는 과자점을 그만두고 타코야키 가게가 되었다고 한다.

이곳의 맛의 슬로건은 "外はカリッ、中はトロ~リ"이다.

그러니까 "겉은 바삭바삭! 속은 살살 녹는!" 맛이라는 것이다.

솔직히 어느 타코야키가 그렇지 않겠냐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기본적인 타코야키 맛을 슬로건으로 한다는 것이 재미있다.


여러 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는데,

오사카에만 센니치마에 본점, 난바 지점, 아메리카무라 지점, 텐시 지점, 텐로쿠 지점, 쿠로몬이치바 지점 이렇게 6개의 지점이 있다.



여기가 본점 센니치마에점

주소: 大阪府大阪市中央区難波千日前11-19 1F・2F

영업시간: 평일 10:00-23:00, 토일공휴일 8:30-23:00


'와나카 쿠로몬 이치바점'에서는 타코야키는 물론

오코노미야키, 네기야키, 야키소바, 톤페이야키, 이카야키 등을 팔고 있다고 한다.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

주소: 大阪府大阪市中央区日本橋1-21-2

영업시간: 9:00~19:00


메뉴는 타코야키(오리지날 소스, 시오소스, 쯔유소스, 매운소스)

타코퐁(폰즈소스), 타코센, 오오이리(오리지널 소스, 시오소스, 쯔유소스, 계절한정), 왕코타코(아카시야키)가 있다.


홈페이지에 와나카 회장이 직접 전수하는 타코야키 만드는 방법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ㅋㅋㅋㅋ




뭔가 재미있닼ㅋㅋㅋㅋ사장님 인상이 푸근푸근... 그리고 굉장히 잘 뒤집으신다ㅋㅋㅋ

마지막에는 다 만들고 직접 드시기까지!ㅋㅋㅋ

BGM도 귀엽다ㅋㅋㅋ

나중에 와나카에 가서 타코야키 먹고, 와나카 타코야키 믹스 사와서 이 영상보면서 집에서 만들어 먹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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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하면 생각나는 음식은 타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가 아닐까?

물론 나는 둘 다 무척 좋아한다. 

오코노미야키(+야키소바)는 밥이고 타코야키는 간식이라고 나름대로 신념(?)이 있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이번 홋카이도 여행을 하면서 오타루의 호텔 앞에서 만난 타코야키 트럭에 감명을 받고 타코야키가 더욱 좋아졌다.

그래서 교환학생 기간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에 '타코야키 맛 지도 만들기'추가했다!


우선 타코야키의 역사부터 살펴보자.

(이외에도 타코야키에 대한 잡다한 지식을 알고 싶다면 나무위키에 검색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타코야키 역사가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타코야키는 1935년 일본 오사카에서 개발된 음식으로 타코(문어)와 야키(굽다)를 합성한 명칭에서 유래됐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타코야키는 밀가루 반죽 안에 잘게 자른 문어, 파, 생강 절임, 텐카스, 간장 등을 넣고 공 모양의 타코야키 전용 틀에서 구워 만들며 타코야키용 소스, 마요네즈를 바르고, 가츠오부시, 김가루 등을 뿌려 먹는 음식이다.

타코야키의 시작에는 ‘엔도’라는 인물이 있다. 1933년 엔도는 불판구이를 개량하고 기존의 곤약 대신 간장 맛의 쇠고기를 넣어 고기구이로 판매했다. 그것이 타코야키의 시초이다. 이후 쇠고기가 아닌 문어와 계란을 넣어 타코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동안 알려진 타코야키의 역사로는 1935년경 오사카에서 시작된 음식으로 오사카의 라디오야키와 아카시야키가 결합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아카시야키는 계란을 많이 섞은 밀가루 반죽을 구멍이 파인 철판에 붓고 아카시시의 특산품인 문어를 삶아 같이 구워낸 후 국물에 찍어 먹는 음식이었다.

타코야키의 원조집은 오사카에 위치한 '아이즈야'라는 가게다. 당시 밀가루 반죽 안에 곤약, 양배추, 파, 튀김 부스러기 등을 넣은 라디오야키를 판매했다.

원래는 초보야키라는 이름의 음식이었던 라디오야키는 당시 포장마차에서 라디오를 틀어주는 곳이 많아 라디오야키로 변형돼 불리게 됐다. 문어가 들어가지 않지만 생김새는 타코야키와 비슷했다.

지난 1935년 오사카에 있는 아이즈야 가게에 한 손님이 찾아와 이카이시사야키에 대해 알려줬고 이곳에서 라디오야키에 문어를 넣어 팔기 시작하며 타코야키가 탄생했다.




제 2차 세계대전 전에는 타코야끼에 소스나 간장을 뿌리지 않고 그냥 먹는 타코야끼가 대부분이었만 제 2차 세계대전 후 타코야키를 판매하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오사카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전쟁 전후로 한 음식의 역사가 뒤바뀐 것이다.

55년에는 타코야키 붐이 일어 오사카 시내에 타코야끼 가게가 5000개 있다는 설이 나올 정도였으며, 60년대 도쿄 긴자에서는 파우더에 으깬 새우어묵을 넣은 포장마차가 독특한 풍미로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타코야키 체인점이 시부야 센터거리 등 동경의 주요거리에 많이 진출했다. 이후에는 오사카의 가정마다 요리 기구가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오사카에서 판매되던 타코야키가 1963년쯤 도쿄에 전파돼 더 인기를 끌게 됐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먹기 좋은 거리 간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출처: 중앙일보] 타코야키의 역사, 원조 타코야키 집은 어디?

   




그래서 타코야키 맛 지도의 처음은 원조 타코야키 가게라고 하는 '아이즈야(会津屋)'부터 시작한다.  

일본의 맛을 소개하는 유명한 만화책 <맛의 달인(美味しんぼ)>의 오사카 편에도 소개된 적이 있다고 한다(77권).

1933년(쇼와 8년)부터 내려온 역사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데,  

반죽에 공을 들이고 소스가 기타 첨가물, 마요네즈 등을 함께 먹지 않는다고 하니 그 맛이 더 궁금해진다.



더 궁금한 점은 공식사이트를 참조하자!

http://www.aiduya.com/


많은 체인점들을 거느리고 있는 가게 답게 홈페이지가 상당히 정리가 잘 되어있다.

대체로 붉은 색을 쓰고 있고 타코야키 답지 않게 홈페이지가 고급스러운 이미지다.

타코야키는 왠지 모르게 빨간색과 잘 어울린다.

내 추측에는 아무래도 구운 문어를 연상시키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동글동글 귀여운 타코야키의 모습이라니...!

보편적으로 알려진 타코야키와는 달리 하늘하늘 흔들리는 가쓰오부시도 없고 마요네즈와 소스도 없다.

언뜻 던킨도너츠의 먼치킨 같이 생기기도 했다...ㅎㅎ

점점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 먹고 싶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메뉴를 소개하면...


원조타코야키(15개 620엔)
타마고(계란)야키(12개 600엔)

네기(파)야키(12개 600엔)
네기타마고(파와 계란)야키(12개 700엔)
원조 라지오야키(12개 600엔)
라지타마야키(12개 700엔)
파 추가(50엔)
문어 초무침(400엔)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해서 놀랐다. 다른 재료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많은 체인점을 가지고 있지만 '타코야키 맛 지도'를 위해 오사카에 있고 접근성이 좋은 몇 군데만 찾아봤다.




1. 아이즈야 본점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주소: 大阪市西成区玉出西2-3-1

영업시간: 10:00 - 20:00

정기휴일: 연중무휴

구글맵: https://goo.gl/maps/orfTv2JNJzJ2



2. 난바점(ナンバ店)

주소: 大阪市中央区難波5丁目 ナンバなんなん店

영업시간: 평일, 토요일 10:00 - 22:00



3. 우메다점(梅田店)

주소: 大阪市北区梅田 3-2-136 梅三小路内

영업시간: 평일 11:00 - 22:30, 토요일 10:00 - 22:30, 공휴일 10:00 - 21:30

--> 여기가 칸사이 대학교에서 가장 가깝다! 약 30분 거리!




이렇게 사전 조사를 마쳤으니까 이제 9월에 오사카에 가서 먹을 일만 남았다!

과연 원조 타코야키의 맛은 어떨까?

먹고 난 후 리뷰도 꼭 남겨야지.


맛을 보기 전의 설렘만큼 행복한 것은 없다.

그래서 이 행복을 느끼게 해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지만,

이왕이면 기대를 충족시키는 맛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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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침이 밝았다. 오늘도 날씨가 좋다. 7시 반에 눈이 떠져서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주변을 산책했는데 역시나 조용하고 깨끗하다. 일찍 가게 문을 닫는 다고 일찍 여는 것은 아닌가보다. 8시가 넘어도 거리는 조용했다.

호텔에 돌아와서 오늘의 일정을 정리했다. 한국에서부터 꼭 가고 싶었던 테미야 동굴과 오타루 수족관에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했다. 꽤나 긴 거리이기 때문에 힘든 여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제만큼 오르막이 많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아침을 먹기 위해 호텔 근처에 있는 베이커리에 들어갔다. 외관은 유럽식인데 진열대에 있는 빵들은 일본식이었다. 치아바타 같은 담백한 빵을 기대한 우리는 실망했다. 처음 보는 '피로시키'라는 빵이 인기가 있다고 해서 사봤다. 만두도 아니고, 고로케도 아니고, 빵도 아닌 것이 오묘했다. 나중에 찾아봤더니 러시아의 대표적인 빵 (혹은 만두)이라고 한다. 나는 일본 오타루에서 러시아 빵을 먹은 것이다ㅎㅎ빵과 함께 먹으려고 편의점에서 드링킹요구르트를 샀다. 어디든 요구르트는 맛있다. 그렇게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본격적인 자전거 여행을 시작했다. 햇빛은 뜨거웠지만 기온이나 습도가 높은 건 아니었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기 좋았다. 그리고 포장된 도로가 이어졌기 때문에 정말 기분 좋게 달릴 수 있었다. 비록 한 번 넘어지기는 했지만, 중간중간 바다도 보고 터널도 통과하면서 기분 최고였다.

동굴벽화와 암각화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테미야 동굴은 참 의미 있었다.
반전은 수족관이었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갔는데, 시골마을의 수족관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의 해양 생물들이 있었고 갖가지 쇼도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디지털화하지 않고 직접 손으로 소개글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것도 볼거리였다.

그렇게 한참 돌아다니고 숙소로 돌와와서 잠깐 쉬었다. 꿀 같은 휴식 후에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여행의 마지막 밤인 것을 생각해서 꼬치구이와 사케를 마시기로 했다. 검색하고 골라서 간 곳은 'Smith's Grill' 이라는 작은 포장마차다. 그런데 주인 아저씨와 음식도 그렇고 손님들도 범상치 않았다. 심지어는 술까지 엄청났다. 진저고기 꼬치구이는 간이 완벽하게 들어서 맛있었고, 로컬 사케와 잘 어울렸다. 우리의 옆에 중년 부부가 앉으셨는데 한국에 여행을 와 본적이 있으신데다 영어를 잘 하셔서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 분들이 시킨 철판 볶음 같은 메뉴가 궁금해서 나중에 그분들이 떠난 뒤 마스터에게 물어보자 '김치볶음'이었다고 한다. 재미있어서 우리도 시켜 먹어봤다.  평범한 베이컨김치볶음인데 뭔가 독특했다. 친구에 의하면 한국의 김치볶음은 보통 완숙 김치를 사용해서 요리하는데, 이곳의 김치는 미숙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그렇게 꽤나 많은 양의 술과 안주를 먹으면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언젠가부터 나에게 여행의 마지막 밤에는 술을 많이 마시고 쓰러지듯 잠드는 것이 관례가 되어버렸다. 아쉬움을 잊기 위해서 그런 것 같다. 그냥 잠들기에는 그 허전함과 섭섭함이 견딜 수 없이 크게 느껴진다. 여행에서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늘 따라다닌다. 어느 장소에 가도 어느 음식을 먹어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다. 그렇게 익숙해질 법도 한데, '마지막 밤'은 왜 더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건지. 아마 무사히 잘 끝마쳤다는 안도감도 있을테고 아쉬움도 있어서 그렇겠지. 여하튼 이런 복잡한 감정들을 누르고 잠들었다.
여행의 둘째 날이 시작되었다.
눈이 일찍 떠져서 새벽부터 혼자 산책을 했다. 식물원(보타닉 가든)에 가고 싶었지만 월요일은 휴일이어서 열지 않았다. 대신에 홋카이도구청사(아카렌카)를 보고 홋카이도 대학교를 걸었다. 첫 날부터 한 생각인데 삿포로의 공기는 참 맑다.

산책을 마친 뒤 아침을 사기 위해 샌드위치 가게 "Sandria"를 찾아 갔다. 관광객에게 유명한 곳은 아니고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가 있는 로컬 음식점이라 찾기 힘든 위치에 있었다. 소박하고 귀여운 느낌의 테이크 아웃 전문 가게다.
사실 여행자에게 유명한 음식점이 아니면 외국의 음식은 입맛에 맞기가 힘들다. 그래서 한국어가 들리고 남들 다 가보는 가게이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하기 보다는 유명한 곳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추천해주신 주민의 성의도 있고, 동네 샌드위치 가게인데 24시간 운영한다는 건 아마 인기가 있다는 증거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들어갔다. 가게 안에 들어가면 친절하신 아주머니가 맞아 주신다. 내가 방문한 건 아침 8시 쯤이었는데 사람들이 꾸준히 왔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가 뭐냐고 묻자 "더블햄에그샌드위치"를 추천해주셨다. 고기 종류 중에는 뭐가 잘 팔리냐고 묻자 "돈카츠샌드위치"를 추천해주셨다. 그래서 그 두 가지를 사서 호텔에 돌아왔다.
더블햄에그샌드위치는 평범한 맛이었는데, 빵이 매우 부드러웠다. 돈카츠샌드위치는 신기하게 맛있었다.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맛이었다. 내가 이 곳 주민이라도 이 가격에 이 맛이면 자주 들를 가게라고 생각이 든다.

그렇게 재미있는 샌드위치 체험(?)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삿포로 TV 타워를 감상했다. 밤에 보는 것도 화려했지만, 아침에 맑은 하늘과 함께 보는 것이 더 좋았다.

점심 때에는 홋카이도 신궁에 다녀왔다.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숲길을 걷는 기분이 상쾌했다. 한낮에는 햇빛이 강한데 신궁으로 가는 길은 큰 나무가 많아서 더위를 느끼지 않았다. 종교적인 지식이 없어서 무언가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좋은 산책을 했다.

스스키노 골목에 돌아와서 점심으로 소바를 먹고, 후식으로 커스터드 크림 맛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소바가 내 입맛에 안 맞아서 우울해졌었는데 이 아이스크림이 너무 맛있어서 다시 행복해졌다.
음식 하나로 기분이 우울과 행복을 넘나든다는 게 우습지만, 여행지에서 먹을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실 일상에서도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그 순간을 의미있게 만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요리와 메뉴선택에 집착한다고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생활에 특별함을 부여하기 위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6월 26일
티웨이 항공을 타고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했다. 쾌속 에어포트 티켓을 구매하고 삿포로역으로 바로 왔다. 6시 정도 되었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아직 해가 지지 않았다. 한국과는 달리 선선한 날씨에 놀랐다.


호텔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기 위해 번화가인 스스키노 거리로 향했다. 라멘 요코초에 가서 맛있는 라멘을 먹을 계획이었는데, 가는 길에 시계탑도 있고 TV타워도 볼 수 있었다. 스스키노 거리는 정말 화려했다. 특히 기린 이찌방과 삿뽀로, 아사히 일본의 3대 맥주 간판이 나란히 있는 것이 볼 만 했다.

라멘 요코초는 큰 사거리를 건너서 왼쪽으로 가면 나온다.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라멘 요코초에는 꽤나 실력 있어 보이는 가게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골목에 들어가자마자 달콤한 냄새가 나서 설렜다. 그 달콤한 냄새는 버터콘 라멘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가게 안은 모두 비좁았다. 여러 가게 중 곰이 그려진 것이 귀여운 가게에 들어갔다.

배가 많이 고팠기 때문에 맥주와 교자를 시키고 버터콘 라멘 미소 맛을 주문했다. 먼저 나온 교자는 평범하지만 맛있었고, 맥주는 정말 부드러웠다.
그리고 나온 버터콘 라멘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맛...! 라멘에 대한 생각 자체를 바꿨다. 진짜 맛있다는 말과 행복하다는 말을 연발하게 만들었다. 삿포로에서는 꼭 버터콘 라멘을 먹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삿포로 클래식 맥주와 과자를 샀다. 과자를 고르는데 일본어를 잘 못해서 선택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고른 맛은 김 맛 소금......실패였다...ㅎㅎ



여행에서의 하루는 신기하다. 같은 24시간인데 일상의 하루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전날 설렘으로 잠 못이루고 아침 일찍 눈을 떠서 공항에 도착하면 신이 나서 짐이 무거운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랜만의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이 생경함과 낯설음을 얼마나 좋아했는지도 기억났다. 어느샌가 여행이 '소비'와 함께 연상되고, 대학생이니까 혹은 남들이 다 하니까 하는 관광 여행이 많아져서 여행을 떠나는 나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었다. 쇼핑과 관광 목적의 여행, 보여주기 위한 여행, 휴양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어떤 여행을 하고 싶은 지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어떤 여행이 될 지도 자신이 생각하기 나름이다. 나는 자유로워지기 위해 여행을 한다. 시간으로부터 익숙함으로부터 그리고 지루함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어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아직 한 번도 그런 여행이 된 적은 없다. 여행을 떠날 때는 해방감을 느끼고 자유로워지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여행 경비에 구속되고 나의 무력함을 느끼면서 좌절한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는 과정에서 조금씩 쾌락을 느낀다. 세계와 나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자유로워지는 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이번 여행이 끝나면 또 여행을 할 것이다.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의 길을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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