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가 없는 아침은 여유롭다.
 
미나미센리 공원에서 조깅을 하고 들어와서 아침을 먹는다.

오늘의 아침은 특별하다.
어제 장을 보며 발견한 타이야끼 (붕어빵)가 있기 때문이다.

날이 추워지면 생각나는 음식은 역시 붕어빵, 호떡, 군고구마 같은 것들이다. 붕어빵은 한국에서는 길거리 음식이지만 일본에서는 '타이야끼'라는 이름으로 도라야끼 같은 간식으로 먹는다. 모양은 비슷하지만 조금 더 빵 같은 느낌이다.

아무튼 가을을 맞이하는 의미같아서 반가웠다. 함께 먹은 슈크림도 맛있었고...!



타지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당연하던  것들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매 끼니마다 자연스럽게 식탁에 있던 김치를 비롯한 엄마의 반찬. 비가 오면 생각나는 파전과 막걸리. 밥 보다 더 좋아하던 떡볶이. 내가 신경쓰지 않아도 늘 풍족했던 과일.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는 책들, 신문들, 잡지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은 나의 존재를 다시 증명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익숙하던 것들로 부터 멀어져 정체성을 새로이 확립해야한다. 그러니 피곤할 수 밖에.

붕어빵 하나에서 정체성 확립까지 생각하는 이 여유로운 아침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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