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일 일기를 써야지'라고 다짐했지만, 양도 질도 챙기지 못하고 있다.

생각이 나는 날에는 일기를 쓰고 있는데 내용이 실하지가 못하다. 그 날의 일을 기록하는 것도 아니고 반성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일기를 쓰자'라고 했던 내 다짐을 지키기 위해 검은 색 펜으로 글자를 그리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일기 쓰기가 재미 없어졌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배우 사카이 마사토의 에세이를 읽고 나서다.

시사 일본어사 기사를 쓰기 위해 사카이 마사토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면서 그의 에세이를 몇 편 읽었다.

'에세이'라기 보다는 '일기'라고 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길이도 짧고, 글을 쓰면서 본인의 감상을 정리한 글이라는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영화 <열쇠 도둑의 방법>을 촬영할 당시에 쓴 글이 인상깊었다.

'배우' 역할을 맡은 배우로서 '배우'라는 직업군에 대한 생각을 쓴 것인데, 본인의 생각이 가감없이 명료하게 드러나 있다.

자신이 하고 있는 '배우'라는 직업을 '정말로 특징이 없는 직업'이라고 하며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여기에 있다고 정한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손으로 쓰든, 컴퓨터를 사용하든 글을 쓴다는 것은 나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는다는 의미다.

그래서 나는 일기를 쓰겠다고 다짐했었다.

사카이 마사토가 말하는 것처럼 '무엇을 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써내려가보자.

되도록 진실되게.

그러다 보면 알맹이가 실한 글을 쓰게 되는 날이 올거다.



2.



요즘 내 생활의 최대 이벤트는 역시 콘비니 아르바이트다.

일본에서 생활한 지 한 달도 안 되어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일본어에 능숙한 것도 아니면서 용케도 일자리를 구했다.

주 3회, 3시간 씩 밖에 일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 게 어렵다. 특히 의사소통이 잘 통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이 큰 부담이다.

지난 주 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점장님의 배려로 차근차근 배우고 있다.

아침 시간이기 때문에, 까다로운 손님은 없다.


그렇게 조금 적응해가나 싶을 쯤에 사고를 쳤다.

이번 주 근무 요일이 월, 목, 금요일인데 잘못 듣고 목요일과 금요일만 근무하는 날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제인 월요일 아침에 제 시간에 일을 하러 가지 않았다.

6시부터 근무 시간인데, 그 때 나는 자고 있었다. 6시 1분 쯤에 점장님의 전화를 받고 일어나서 급하게 준비를 하고 편의점으로 향했다.

앞 근무자에게도 미안했고, 일본어에 서투른 나를 뽑아주고 친절하게 알려주신 점장님에게도 죄송했다.

도움은 못 될 망정 이리저리 폐만 끼친다.


일본어로 발표를 해야 하거나, 일본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등등 유창하게 일본어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무능력함을 느낀다.

늘 똑부러지게 일을 처리한다는 소리를 듣던 나였는데, 여기에 와서는 모든게 서툴고 어색하다.




3.




일본 컵라면 추천!!!

이온몰에서 장을 보다가 새로운 컵라면이 보이길래 사왔다.

사실 컵라면은 칼로리가 부담되어서 잘 먹지 않게 된다.

아직도 야끼소바 컵라면을 한 번도 못 먹어봤다.

나 같은 사람을 위해 닛신에서 출시한 <컵 누들 라이트+>

토마토 크림 맛과 라따뚜이 맛이다.

하나에 198칼로리 밖에 안 한다.


보통 이렇게 다이어트를 위한 음식에는 맛은 별로 기대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일본에 와서 산 '칼로리 제로'라든가 '라이트'라든가 이런 다이어트 문구로 광고 하는 음식들의 맛은 모두 만족스러웠다.

버터도 그렇고 카레도, 그리고 이 닛신 컵누들도!!!


특히 라따뚜이는 국물 맛이 최고였다...!


다이어트 음식이 맛있는 일본 좋아요...ㅎ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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