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손에서는 요즘 코코이찌방야 (coco壱番屋)와 콜라보레이션을 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코코이찌방야는 한국까지 진출한 대표적인 일본 카레 음식점인데, 한국에서는 9000원~10000원 대로 카레 치고는 꽤 비싼 편이다. 하지만 일본카레의 대표적인 맛이니까 이 정도 가격은 감안하고 먹을 수 있었다. 특히 나는 '일본 카레'에 대한 낭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 곳의 카레를 좋아했다.
일본에 살게 되면 코코이찌방야를 자주 갈 줄 알았는데, 6개월 동안 한 번도 안 갔다...ㅎㅎ한국에 비해서는 저렴하고 바로 집 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가격이면 먹을 수 있는 다른 처음 보는 음식들이 많아서 안 가게 되었다. 특히 일본에서 코코이찌방야는 한국처럼 외식을 하는 식당의 이미지보다는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직장인의 식사라는 이미지다. 맥도날드나 롯데리아 같은 패스트 푸드인데 김밥 천국 같은 간편식의 느낌이다.
그런 코코 이찌방야가 요즘 로손과 콜라보를 해서 샌드위치, 오니기리, 오므라이스 등 편의점 음식들을 선보이고 있다.

내가 먹어 본 것은 로스 가츠 카레 샌드위치(ロースとん勝カレーサンド)와 오므카레 오니기리(オムカレーおにぎり) 두 가지다. 둘 다 진한 카레 맛이 만족스러웠는데, 그 중에서도 로스 가츠 카레 샌드위치는 정말 추천한다.

일단은 카츠의 퀄리티가 굉장히 높다. 두께는  내 엄지손가락 두 개 정도로 두껍고 고기가 질기지도 않았다. 고기가 이렇게 두꺼운데도 카레와 양배추의 양과 조화가 잘 되어서 먹으면서 계속 '우와~'를 연발했다. 먹어봤던 가츠 샌드 류 중에서는 최고였다.

언제까지 이 콜라보를 할지는 모르지만, 드디어 코코이찌방야를 먹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감추고 싶은 부분이 있다. 그런데 그런 부분은 오히려 어딘가에서는 표출되고 있다. 예를 들면, 트위터나 블로그 같은 곳에서 표출된다. 이 공간들은 한없이 개인적이면서도 공개적이다. 이런 인터넷 상의 공간에 글을 올리는 것은 특정 누군가에게 보내는 말이 아니라 다수에게 자신을 표출하는 곳이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같은 누군가에게 말하면 위험해지는 금기는 아니다. 알려지면 비난 받기 때문에 나만이 알고 지켜야 하는 비밀도 아니다. 오히려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쓰는 글이다. 어딘가에 말하고 싶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요컨대, 감추고는 싶지만 비밀은 아닌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익명성이 보장받는 곳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므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비슷해보이지만 다르다.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도 다르다. 익명성이라는 가면을 쓰고 자신의 일상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왜? 이유를 생각해보면 역시나 '소통하고 싶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누군가에게 자기 개시를 하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친구나 가족 등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면 되지 않냐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그런 유대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힘이 든다. 그리고 그런 유대 관계에서 내가 기대하는 것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실제 대면하여 이야기할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다. 친구도 있고 가족도 있지만, 늘 소통이 부족하다. 늘 대화가 부족하다. 다시 말해, 고독하다. 이 고독감을 해소 하고 싶지만, 또 다른 인간을 통해 해소하는 것이 힘이 드는 것이다.



도시인들은 자신의 속내를 타인에게 드러내거나 나아가 타인이 자신의 속내를 나에게 털어놓는 것도 피하려고 합니다. 만나는 타인들 모두와 이처럼 인격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면, 도시인들은 신경과민으로 쉽게 지쳐버리겠지요. 그런데 신경과민을 피하기 위한 이런 거리두기라는 도시인 특유의 삶의 태도가 바로 자유라는 감정의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타인에 대한 냉담한 거리두기가 삶의 양식이 되어 대도시에서 나와 타인은 서로의 삶에 거의 간섭하지 않습니다. 서로의 삶을 침해하지 않는 한, 다른 이의 삶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 바로 도시의 암묵적 윤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속내 감추기라는 도시인들의 냉담한 태도는, 다시 말해 이로부터 발생하는 자유로움의 감정은 사람들을 원치 않는 고독에 빠지게 하기도 합니다. 냉담한 태도를 지속하다 보면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을 사람이 주변에서 사라지기 때문이지요. 짐멜에 따르면 도시인의 자유 이면에는 이처럼 심각한 고독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대도시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자유라는 달콤함과 고독이라는 씁쓸함을 동시에 가져다 준 셈이지요. 가끔 도시인들은 가족을 통해서 자신들의 고독을 치유하려고 합니다. 가족이야말로 현대인의 마지막 보금자리라고 강조하는 것을 지금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독을 치유하려면 결국 자신의 자유를 어느 정도 희생해야 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과도한 경쟁에 시달리는 한 청년이 있습니다. 비인격적인 도시생활의 냉혹함에서 발생하는 고독감 때문에 그는 힘이 듭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따뜻하고 푸근한 가족의 이미지를 떠올려봅니다. 그런데 그의 이런 기대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깨져버립니다. “이제 나이도 들었으니 결혼은 해야지. 너는 왜 아직도 사귀는 사람이 없냐? 담배를 끊어야 여자들이 좋아할 거 아니야?” 어머니는 걱정스런 눈빛으로 밥을 먹는 아들에게 누차 잔소리를 늘어놓습니다. 아니면 어머니는 낮에 일어난 시시콜콜한 일들, 이웃과의 사소한 다툼에 대해 흥분하여 얘기하거나 아니면 아버지가 이유도 없이 자신을 퉁명스럽게 대했다고 울분을 털어놓기도 합니다.


이처럼 가족 중 누군가가 자신의 삶에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오히려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면, 우리는 곧 피로함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다시 냉담함을 되찾고 자신의 방으로 말없이 숨어들어버리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신경과민을 어느 정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랜 휴가를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아니면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집에 머물게 된 도시인들이 권태로움 혹은 가족 간의 지나친 사생활 침해로 불쾌감을 느끼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질식할 듯한 집에서 도망쳐 나올 것입니다. 그러고는 대도시의 중심부, 다시 말해 백화점, 영화관, 서점이 있는 곳, 익명성이 보장되는 대도시의 군중 속으로 자신의 몸을 숨기겠지요. 이 점에서 보면 도시인들에게 가족이란, 도시의 삶 속에 관념으로 존재하는 시골과도 같은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골과 마찬가지로 가족도 자신의 속내를 모두 드러내는 인격적인 관계가 가능한 공간입니다. 그렇다면 도시 생활과 가정 생활은 미묘한 긴장관계와 보완관계에 놓여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짐멜을 분석하는 강신주에 따르면 자본 주의에 바탕을 둔 도시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은 자유를 누리면서 한 편으로는 그로부터 생기는 고독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블로그와 트위터 등 익명의 공간에 자기 개시를 하는 현대인의 행동의 원인이 그 고독감에 있다고 생각한다. 유대를 원하는 인간 본성 혹은 전 자본 주의 사회로부터 물려받은 관성, 그리고 자기 개시의 본능이 우리를 인터넷 상에 소리 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그걸 실제 생활 속의 누군가가 알고 "너 블로그 봤어~" 라던지 "너 트위터 계정 발견했다?" 등의 말을 걸어 온다면  참으로 부끄럽기 그지 없다. 지인에게 나의 인터넷 상의 공간을 발견 당했다는 것은 외롭고 나약한 내 모습을 들켰다는 것이다. 동시에 '너에게 이야기 하지 못하는 나의 진짜 모습이 있다'라는 것도 들켰다는 것이다. 이 정도까지는 너무 비약적인 해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홍보하지 않은 계정을 누군가가 먼저 발견한다는 것은 당황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 정도는 알맞은 해석이다. 비록 내가 부끄러울 만한 글을 쓰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나는 또 다시 숨을 장소를 찾아야 한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얼마 전 지인이 내 블로그를 봤다고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당황했다. 곧 아무렇지 않아졌지만 내가 왜 당황한 건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어제 또 다른 지인과 대화를 하는 도중 그 사람이 흘려 가듯 '트위터'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그가 어떤 말을 하는 지 궁금해져서 계정을 물어봤지만, '자신은 서브 컬쳐를 좋아하고 그를 위한 계정' 이라며 나에게 공개하기를 꺼려했다. 나에게 알려주지 않은 계정은 아마 지금 나와 마주하는 이 사람과는 또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내가 또 다른 면을 알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자유와 고독의 상호작용으로 태어난 계정일테니 침해해서는 안 된다.



결론은, 혹시 트위터나 블로그를 돌아다니 던 중 자신이 아는 사람이 쓴 글 같아도 '얔ㅋㅋㅋㅋ너냐 이거?' 이런 식으로 아는 척하지 말아주세요. 사람에 따라서는 부끄러울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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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박기념공원에 있는 엑스포시티에 가면 컨트리팜 팩토리(カントリーマアムFACTORY)가 있다. 여기서 파는 슈를 먹어봤는데 가격에 비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이 컨트리팜이 그냥 제과점인줄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같은 이름의 유명한 과자가 있었다!!
맛과 디자인이 다양하지만 일단 기본으로 사봤다. 뒤에 설명서를 보니 전자렌지에 30초 정도 돌린 후에 먹어도 되고, 오븐에 60초 정도 구운 후에 먹어도 된다고 써져 있다. 

일단은 그냥 먹어봤다.
맛있어....♡
나는 코코아 맛 보다는 바닐라 맛이 입에 맞았다. 그치만 코코아 맛도 맛있다. 마가레트와 비슷하면서도 더 꾸덕하고 초코칩 쿠키보다 깊은 맛....♡

아침에 또 먹었다. 이번에는 오븐에 60초 구운 후 먹었다. 조금 더 바삭한 쿠키에 가까워졌다. 아 이것도 맛나...
저녁 때는 전자렌지에 돌려 먹어봐야지~

오늘의 아침은 낫또 오믈렛!
달걀을 잘 풀어서 시로다시 (白だし)로 간을 하고, 후라이팬에 오믈렛을 만들 때 낫또를 넣어주기만 하면 끝이다. 낫또의 식감이 살아있어서 좋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15도가 평균이었는데, 오늘은 10도 이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영하의 추위인 한국에는 비할 바가 안 되지만...ㅎㅎ

한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오사카의 겨울은 어떨까. 이곳의 날씨만큼이나 나에게도 많이 춥지 않은 날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엊그제 담가 놓은 아지타마고(반숙계란☆)에 간이 잘 들었다. 이 달걀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열심히 고민하다가 라면과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제 불닭볶음면과 함께 먹었는데, 결과는 실패였다. 국물이 있는 라면과 함께 먹었어야 했는데... 괜히 아까운 반숙 계란만 먹어버렸다.

그래서 오늘은 국물이 있는 음식과 함께 먹었다.

메뉴는 연어 오차즈케에 반숙계란.

지난 주에 해서 얼려둔 현미밥에 연어 오차즈케, 그리고 맛있는 아지 타마고. 거기다 어제 새로 산 젓가락까지 앞에 두고 나니 식사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입맛이 한국적이라 밥을 먹을 때는 국물이 필요하다. 집에 있을 때 처럼 찌개나 국은 바랄 수 없지만, 빵을 먹을 때는 스프, 밥을 먹을 때는 인스턴트 된장국이라도 곁들인다. 라면도 국물이 없는 볶음면이나 비빔면은 조금 부족하다. 그래서 일본 음식 중에서 오차즈케를 좋아한다. 먹기 간편하면서도 따뜻한 국물도 있어서 참 좋다.
오차즈케에 아지타마고도 의외로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날이 추워질 수록 자주 먹게되겠지~
 
튜터인 후타바 상이랑 우메다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후타바 상은 교토에 살면서 간사이 대학 타카즈키 캠퍼스까지 통학을 하기 때문에 늘 우메다에서 환승을 하는데, 얼마 전 생긴 덴푸라 가게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가게 되었다.
나는 진보초에서 먹었던 덴푸라정식을 생각하며 며칠 전부터 기대하고 있었다.
한국의 '튀김'과 일본의 '덴푸라'는 전혀 다르다. 사용하는 재료도 가리비나 생선 같은 해산물 같은 고급 재료를 사용하기도 하고 특히 그 자리에서 바로 튀기는 경우에는 따뜻하면서 튀김 옷이 얇아서 정말 맛있다. 

오늘 찾아간 곳은 天ぷらまきの(덴푸라마키노) !

가게의 외관은 이러하다. 한큐 우메다 중앙출구에서 찾아가면 바로 나오기 때문에 접근성도 좋다. 저녁 6시에 갔는데 손님은 적당히 많았고, 연령대도 다양했다. 3좌석 정도가 남아 있었다.

새로 생긴 가게라서 일단 깔끔했다. 우리는 바로 안내 받았다.

내가 주문한 건 오스스메 정식.
주문하고 얼마 안 있어서 밥과 미소시루가 나오고, 좀 더 기다리면  야채 튀김부터 튀겨서 주방에서 바로 그릇으로 옮겨준다.

가장 먼저 나온 야채 튀김과 그 다음 차례대로 가지 (나스) 튀김, 단호박(카포차) 튀김. 난 가지를 채소 중 가장 좋아하는데 얼마 전 마트에서 샀던 가지 튀김에는 실망했었다. 눅눅하고 맛도 없고 질겼다. 그런데 여기의 가지 튀김은 제대로 된 가지였다!

야채를 다 먹고 나니 나온 해산물 튀김들. 원래는 오징어 튀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엄청 맛있어서 놀랐다. 그리고 아직도 이름을 모르는 납작한 생선 튀김! 난 해산물 튀김 중에는 이걸 제일 좋아한다. 비록 이름은 모르지만....


다 먹고 나서는 일본 식당답게 따뜻한 차가 나왔다. 기름진 걸 먹고 따뜻한 차를 마시니 입이 깔끔해진다.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앞으로 누군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음식이 뭐냐고 물으면 '덴푸라 정식'이라고 대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위플래쉬>라는 영화가 있다. 앤드류라는 드러머와 선생님의 이야기라는데 지나치게 이입할 것 같아서 나는 보지 않았다. 일 분짜리 예고편에도 열이 뻗혔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보았을까 궁금해서 후기를 찾아보니 예술을 공부하다가 결국 프로가 되지 못한 사람들이 스스로의 모자람을 자책하는 내용이 많았다. 더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 내가 모자랐어. 나도 앤드류처럼 목숨을 걸고 해야 했는데.


감독의 인터뷰 중 이런 말이 있었다.

"앤드류는 슬픈, 껍질뿐인 사람이 될 것이고 삼십대에 약물 중독으로 죽을 것이다."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 너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라는 말은 잔인하다.


그것은 네 책임이라는 뜻이다. 가능성은 있었는데 네가 모자라서 안 된 것이라고.


그것은 현대의 잔혹동화다.

성을 목표로 하던 사람들은 덤불에 갇히고, 성에 들어가 왕과 여왕이 된 사람에게,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가르쳐주지 않는다.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 너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나는 잔인한 말을 쉽게 내뱉었다.

자신이 처한 현실이 버거워 허덕이고 있는 사람에게 '너는 할 수 있어, 기운내'라고 건성으로 말했다.


소중한 사람인데, 귀하게 대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후회라는 벌을 받고 있다.

조금 더 따뜻한 마음으로 안아줄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손을 잡고 토닥여주지는 못하더라도 잔혹하게 말하지는 말았어야 했다.


사회의 압박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을 사람에게

'내가 보기에 너는 잘 하니까, 더 열심히 하면 될거야'라는 무책임한 말을 하며

왜 힘을 내지 않는 건지 답답해 했다.


다시 한 번 기회가 온다면, 어떻게 말 해야 좋을까?

또 생각해도 모르겠다.


내가 다르게 말했다면 우리의 결과는 지금과 달랐을까.

관계의 구멍은 하나가 아니니까,

아마 내가 다른 말을 했더라도 다른 구멍에서 바람이 숭숭 새서

결국 우리는 끝이 났을 거다.



하지만 그래도 지난 말에는 후회가 남는다.

그렇게 말하지는 말았으면 좋았을 텐데.

 



컵라면 어랜지 (カップラーメン アレンジ)라는 것을 알게 됐다. 컵라면을 있는 그대로 먹는 게 아니라 변형해서 먹는 것을 말한다. 한국에서도 편의점 음식들을 변형해서 먹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컵라면에 낫또를 올려 먹는다든지 치즈를 넣는다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컵라면을 먹는 거다.

내가 처음 도전한 컵라면 어랜지는 바로 귀여운 병아리가 그려진 치킨 라면 어랜지(チキンラーメン)!!!

그냥 라면으로도 파는 이 닛신(NISSIN)의 병아리 치킨 라면은 어느 마트에 가나 쉽게 볼 수 있다. 나는 내가 일하는 편의점에서 사왔다ㅎㅅㅎ

이 라면에 원래는 물 200ml를 넣으라고 나와있지만, 나는 우유와 물을 3:1의 비율으로 섞어서 넣었다.
그 결과는....

짜잔!
보기에는 조금 이상해보일지도 모르지만...
맛은 의외로 좋다. 물을 넣고 먹을 때보다 국물 맛이 깊어졌다. 원래 컵라면 먹을 때 국물까지 다 마시지는 않는데, 이건 다 먹었다.
다음은 어떤 어랜지를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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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 스타벅스를 줄여서 '스벅'이라고 말하는데,일본에서는 「スタバ(스타바)」 라고 한다.
한국에서 스타벅스는 비싼 이미지인 반면, 일본에서는 그렇게 비싼 커피 전문점은 아니다. 한국에서 4100원인 아메리카노가 일본에서는 330~380엔이면 마실 수 있다.
친구가 원두 사러 가는 김에 같이 가서 홋또(hot)숏 사이즈 카페라떼를 주문했다.
주문하면서 또 한국이랑 다르다고 느꼈던 것은 소이라떼(soy latte)라는 메뉴가 있었다. 그리고 그냥 우유라떼보다 50엔정도 더 비쌌다. 한국은 우유를 두유로 바꿔달라고 하면 무료로 바꿔주는데 여긴 그렇지 않은가 보다.

드립커피만 내려 마시다가 오랜만에 라떼를 마셨더니 맛있었다. 오사카는 비가 내린다. 태풍이 온다고 하는데 참 줄기차게도 내린다.  비가 오고나면 더러운 것들이 씻겨 내려가고 깨끗해지겠지.

오랜만에 어머니와 함께 마트에 갔다.
다음 학기에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갈 예정이라 학교 앞 자취방을 정리하고 이번 여름부터 가족과 함께 살기 시작했다.
동거하고 있지만, 식사 시간이나 활동 시간이 다르고 취향도 제각각이라 같이 밥을 먹는 일은 드물다.

나는 혼자 카레나 메밀소바, 샌드위치를 주로 만들어 먹는다. 그런데 그저께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카레 루를 먹어 버렸다. 때마침 어머니가 장을 보러 마트에 가신다고 해서 따라 나섰다. 오랜만의 둘이 함께 하는 산책이라 어색하면서도 즐거웠다.

카레를 골라 바구니에 담고 냉장코너를 둘러보다가 낫또를 발견했다. 오랜만에 낫또가 먹고 싶어졌다. 예전에 자주 먹던 풀무원 낫또도 있었지만, 처음보는 브랜드의 제품이 출시되었다. 그래서 '오리지널 낫또'와 '요구르트맛 낫또'를 하나씩 샀다.

오늘은 우선 오리지널 낫또를 이용한 요리.
보통은 낫또에 잘게 썬 김치, 깨, 김가루, 그리고 참기름 약간을 넣어 비벼 먹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뭔가 다르게 먹고 싶어서 찾아봤더니 메밀소바에도 낫또를 넣어 먹는다는 것을 알았다.

적당히 거친 식감을 갖도록 5분 삶은 메밀면에 내 입맛에 맞도록 짜지 않게 희석한 쯔유 장국. 거기에 무를 갈아 올리고, 젓가락으로 스무 댓 번 휙휙 저은 낫또를 얹는다. 쪽파를 대신해서 대파의 초록부분을 썰어 올리고, 마지막으로 계란 노른자를 넣어 준다. 이렇게 낫또소바(納豆蕎麦) 완성!
내 예상보다 훨씬 맛있고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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