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9월 14일이 되었다. 9월 7일에 기숙사에 입주를 했으니까, 여기에서 생활한 지 딱 1주일이 되는 것이다.

'이제 겨우 1주일이 되었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수강신청을 하고, 휴대폰을 만들고,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고, 기사를 쓰고 등등 숨가쁘게 단거리 경주를 한 느낌이다.


1. 수강신청

우선 인터뷰, J-CAT을 통해 일본어 레벨을 측정한 것을 토대로 반 배치고사가 이루어졌다. 레벨 1부터 6까지 있고, 레벨 6이 가장 높다. 레벨 6에서도 6-1과 6-2로 나누어지는데, 6-1이 더 높은 반이다. 나는 6-2반이었지만, 담당 선생님과 상담 후 6-1반으로 옮기게 되었다.

그리고 심리학 전공 수업을 세 개나 듣게 되었다. 인지심리학, 산업심리학, 사회심리학... 심리학 전공은 한국어로 들어도 버거운데 일본어로 듣게 되었다.

걱정이 많이 되지만 그만큼 열심히 해야겠다.

일본 문학을 읽는 수업을 듣고 싶어서 '일본의 현대 문학을 읽자'라는 교양 과목을 들으려고 신청했다가 파워공강이 생겨버려서 결국 포기했다.

대신 '일본사에서 여성과 사회를 알자'라는 과목을 신청했다.


한국은 최대 21학점이고 전 학기에 3.75이상의 학점을 받은 학생에 한해서 24학점을 들을 수 있게 해준다. 일본의 대학은 이수해야 하는 최소 학점은 있지만, 최대 학점은 없다. 들어야 하는 최소 강의 수는 7개 강의로 한 강의당 2학점이니까 14학점이다. 내가 교환학생의 자격이라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는 굉장히 여유로운 시간표가 완성된다. 나는 총 10개의 강의를 듣는데, 한 강의 당 1시간 30분이니까 총 900분의 강의를 듣는 것이다.



2.

카레에 푸우우욱 빠졌다. 자주 가는 가장 가까운 마트인 이온 마트에는 여러 종류의 레토르트 카레를 따로 전시해두는 코너가 있다. 그 가판대에 엄청나게 많은 카레들이 있어서 고르는 재미가 있다. 가장 먼저 도전한 카레는 딱 보기에 평범해 보이던 카레!

 

저렴하고 칼로리가 낮아서 골랐는데, 결과는 실패였다. 일본 사람들이 '맵다'라고 표시해둔 것은 믿으면 안된다는 교훈을 또 한 번 얻었다. 어디 매운 것 좀 먹어보자... 내일은 다른 카레에 도전해봐야지.


3.

휴대폰을 만들었다. 비모바일(Bmobile)의 오카와리 심이다. 만들자마자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첫 면접을 봤는데, 결과가 나오고 나면 포스팅할 생각이다.


4.


내가 사는 기숙사에서 가장 가까운 전철 역은 미나미 센리 역이다. 미나미 센리는 한큐 전철이 지나다니는 곳인데, 한큐 전철이 지나 다니는 역에는 '한큐 소바(阪急そば)'라는 가게를 쉽게 볼 수 있다. 미나미 센리 역 앞에 있는 한큐 소바에 처음 갔다. 점심 시간도 아니고 저녁 시간도 아닌 애매한 시간에 가서 그런지 사람은 별로 없었다. 몸이 안 좋아서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간 거였는데, 저렴한 가격에 높은 퀄리티에 놀랐다.



키즈네 우동 정식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540엔이라는 가격에 오니기리도 두 개나 나온다. 정말 맛있었다. 다음에는 학생 세트도 먹어봐야지.




5.

한국은 음력 8월 15일이 추석이지만, 일본은 츠키미(月見)라고 부르는 달구경을 하는 날이다.

기간 한정을 참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이 츠키미 날을 기념해서도 많은 상품들을 내놓는데, 세븐일레븐에 갔다가 '둥근 푸딩의 욕심꾸러기 롤케이크'라는 귀여운 이름의 기간 한정 상품을 사서 먹었다. 내일은 츠키미 당고를 먹으며 달을 구경해야지.




일본어에 '生きる'라는 단어와 '暮らす'라는 단어가 있다.

둘 다 뜻은 '산다'이지만 전자는 '목숨을 연명한다'의 뜻을 가지고 있고, 후자는 '생활한다'의 뜻이다.

생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활은 스스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일본에서 '생활하기'로 선택한 것이고, 지금 그 결과 간사이 대학 국제 교류 학생으로서 생활을 하고 있다.

내가 선택한 생활을 하는 것은 예상보다는 조금 더 어렵다.

그래도 잘 버텨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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