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드디어 다른 도시로 옮기는 날! 하마마츠로 간다! 이번 숙소는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라 호텔이다. 푹 쉴 수 있겠지... 후지산 등산 이후로 누적된 피로를 혼자 호텔에서 쉬며 풀 생각에 아침 일찍부터 기차를 타고 하마마츠로 향했다.

자그마치 4시간 50분의 기차여행이다. 그래도 3일만에 타는 기차라서 조금 들떴다. 기차 안에서 아침으로 먹을 커피우유를 샀다. 

85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치고는 퀄리티가 높았다. 커피우유도 마시고, 치비마루코도 읽고, 일기도 정리하고 하다보니 어느새 하마마츠에 도착했다.

2.
하마마츠는 교자(餃子)와 장어(ウナギ, 우나기)로 유명한 곳이다. 중국에 갔다온 일본인들이 교자(만두)를 만들어서 먹은 게 그 유래라고 하는데, 하마마츠 시에만 300개가 넘는 교자 가게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하마마츠 역에 도착하자마자 나를 반기는 것은 교자, 교자, 그리고 장어다.
우나기는 그렇게 끌리지 않아서 교자를 먹기로 했다. 교자에 생맥주만큼 어울리는 조합은 없다. <와카코와 술>이라는 만화가 있다. 드라마화 되어서 한국에서도 방영된 것으로 안다. 오피스 레이디인 와카코가 매일 일이 끝나고 한 잔하러 가는 이야기인데 나는 그 드라마를 보며 일본의 술문화를 배웠다.
와카코가 먹은 메뉴 중 가장 부러웠던 게 이 교자와 생맥주다.
최근에는 <집을 파는 여자>라는 일본드라마에서 주인공 사치가 일이 끝나고 혼자 교자에 생맥주를 먹으러 가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여튼 이러저러한 미디어의 영향으로 교자에 생맥주는 나의 로망이었다. 이걸 교자의 고장 하마마츠에서 이루게 되다니... 그러나 시간이 문제였다. 내가 먹으려는 시간은 오후 2시였고, 관광 온 가족이 찾을 것 같은 깔끔한 식당에서 대낮부터 교자에 나마비루를 먹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무리 나라도 좀 부끄러웠다.
그래서 주변을 탐색할 겸 걷다가 발견한 허름한 라멘가게! 교자는 역시 라멘 가게지!

사실 바로 들어갈 마음은 없었지만, 내 앞에 가는 아저씨를 따라 들어가고 말았다.

소박한 메뉴판, 그리고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 런치에는 라멘+교자+샐러드 세트가 800엔밖에 안 한다. 그렇지만 나는 다 먹을 자신이 없어서 교자만 주문했다. 그리고 부끄럽게 "今、生ビル…できますか? (지금 생맥주 되나요?)"라고 물어봤더니 웃으면서 된다고 하셨다. 앗싸.

그렇게 나온 나의 교자와 나마비루...♡
하마마츠의 교자는 보통 숙주나물과 함께 먹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뭔들 어떠하리.

3.
대낮부터 맥주를 먹고 취하여 4시에 호텔에 들어가서 노트북으로 영화보고 잤다...
호텔이 너무 좋았다. 사우스 가든 호텔 추천합니다. 역에서도 가깝고, 싱글룸인데도 일본 답지 않게 넒고, 서비스 좋아요. 너무 좋아서 밖에 안 나가고 싶을 정도에요.

이렇게 하마마츠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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